스마트TV-IPTV-케이블TV 승자는?

[기획특집①] 미디어 빅뱅, TV플랫폼 전쟁 시작됐다

일반입력 :2010/12/01 15:42    수정: 2010/12/01 15:47

스마트폰의 확장판인 스마트TV에 대한 이용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스마트폰을 경험한 이용자들은 인터넷에 ‘커넥티드’ 된 TV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TV의 경쟁력이 N스크린 서비스에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콘텐츠를 한 번 구매하면 TV를 포함한 멀티 디바이스에서 활용가능하다는 점이 이들의 시선을 끈다.

하지만 이 같은 이용자들의 기대만큼이나 스마트TV의 실체는 눈에 띄지 않는다.

아직까지 스마트TV에 경쟁력 있는 콘텐츠(애플리케이션)가 부족하고 망 이용대가를 둘러싼 망중립성 이슈가 얽혀 있어 변죽만 울린다. 정부 역시 이를 방송서비스로 볼 것이냐, 인터넷 서비스로 규정할 것이냐에 대한 정의조차 내리지 못한 채 활성화 지원책만 입에 올리고 있다.

때문에 스마트TV 사업 진출을 원하는 제조사·인터넷업체들은 장밋빛 전망과 함께 콘텐츠 개발사의 앱 제작을 독려하면서, 통신사·정부의 눈치만 보고 있다.

지난 26일 ‘스마트TV 콘텐츠 컨퍼런스’에 참석한 권강현 삼성전자 상무는 “오는 2013년에는 스마트TV가 국내 TV시장의 50%를 차지할 것”이라며 “스마트TV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최적화된 콘텐츠가 적기에 공급돼야 한다”고 말했다.

콘텐츠가 우선 공급돼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제조사나 인터넷업체 모두 스마트TV 성장세에 대한 기대를 부풀리면서도 이를 수면 위로 올려놓고 공론화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콘텐츠 개발사들은 제조사나 인터넷업체들이 스마트TV 관련 표준을 단일화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현재의 제각각인 플랫폼에서는 투자 대비 수익이 크게 떨어지는 터다.

전병모 이노디스 팀장은 “스마트폰과 PC가 연동되는 스마트TV는 성공 가능한 게임 플랫폼”이라며 “하지만 스마트TV가 성공하려면 표준화된 개발 플랫폼과 단일화 된 애플리케이션 검증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 역시 IPTV 법제화 과정에서 호된 진통을 겪었던 탓에 스마트TV의 제도화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또한 해외에서도 스마트TV 정책·규제에 대한 벤치마킹할 사이트가 부족하다는 점도 걸림돌이다.■스마트TV업체 ‘쉬쉬’…통신사 “돈 내라”

일단 업계에서는 법제도화, 망중립성, 표준화 논란 등에 발목이 잡혀 있는 스마트TV가 단시일 내에 시청자들의 주목을 끌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방송통신 인프라가 IP 기반으로 변화하고 있고 TV 역시 커넥티드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은 공감한다”며 “하지만 스마트TV가 시장에 안착하기에는 견제 세력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16일 열린 망중립성 세미나에서는 ‘스마트TV’에 대해 통신3사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데이터 폭증의 요인이 될 것이기 때문에 적절한 대가 논의가 있어야 한다”며 네트워크 제공에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더욱이 통신사들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스마트TV를 제공하려는 업체들이 네트워크 투자에 동참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이어서 활성화의 최대 장벽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상헌 SK텔레콤 상무는 “통신사도 망 투자를 통해 트래픽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겠지만 인터넷업계도 트래픽에 대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환 아주대 교수는 “IPTV는 통신사가 제공하지만 스마트TV는 제3의 사업자가 제공하는 다른 형태의 이용방식”이라며 “다만, 통신사는 스마트TV에서 프리미엄 인터넷 제공으로 새로운 수익 창출이 가능하겠지만 사업자 간 서비스 제공에는 차별을 두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스마트TV, 콘텐츠·N스크린 확보 ‘끙끙’

콘텐츠 부재는 스마트TV 확산의 장애요소다. IPTV가 초창기 VOD 외에 킬러 콘텐츠의 부재로 어려움을 겪었던 것과 유사하다. 스마트TV가 또 다른 커넥티드TV인 디지털케이블TV나 IPTV와 변별력이 없다는 점도 활성화의 장벽이다.

디지털케이블TV를 제공 중인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경우 계열PP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보유할 능력을 갖추고 있고, 최근에는 이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과 웹에서 PC를 통해 제공하는 N스크린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컨버전스 바람과 함께 방송통신 서비스가 융합되는 추세인 것도 스마트TV에는 독이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고정비용 절감을 위해 ‘TV+초고속인터넷+집전화’를 묶어 이용하는 추세이고, 여기에 이동전화까지 결합하고 있지만 제조사와 인터넷업체 위주로 준비 중인 스마트TV는 여기에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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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업계에서는 스마트폰과 함께 불어 닥친 스마트TV 바람이 실제 서비스 활성화로 이어지기 보다는 기존 IPTV와 디지털케이블TV의 N스크린 서비스를 촉진시키는 기폭제 역할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스마트TV를 구매한 한 소비자는 “지금 사지 않으면 후회한다는 대리점 점원의 말만 믿고 스마트TV를 구입했지만 정작 이용해 볼 서비스가 없다”며 “20~30만원의 비용만 날린 것 같아 후회스럽다”고 말했다.